"여성은 초보분들이 많아 나쁜 습관 없어서 지도가 훨씬 쉬웠다."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한 여성 풋살 동호회 수업에서 30명의 인원을 모집하고 첫 수업이 끝났을 때, 제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말입니다. 비록 처음엔 참관 수업 및 체험 수업이었지만 30명의 회원님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들이 참 행복했습니다.

여성 풋살 지도, 나쁜 습관 없어 더 좋다.
남성은 어릴적부터 몸에 배어있는 습관들은 풋살장에서 그대로 나오거나 변형돼서 이상하게 나오곤 합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어릴 적부터 공을 차며 놀 기회와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안 좋은 습관들이 배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조기축구에서 배운 슛 폼이나 패스, 자연스럽지 않은 발바닥 긁는 드리블 습관을 교정하는데만 수개월이 걸리곤 합니다. 이미 몸에 딱딱하게 배어있는 동작 하나하나를 교정하고 교정한 동작들을 이어서 한 가지의 플레이로 만드는 코칭은 제 입장에서 엄청난 에너지 소모였습니다. 하지만 여성 수강생분들은 하얀 도화지 상태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을 한 번도 잡아보지 않은 '쌩 초보' 분들이 많았습니다. 발 안쪽으로 밀어 차는 기본 중에 기본인 인사이드 패스의 원리나 발바닥으로 공을 트래핑하고 패스를 잡는 기초적인 컨트롤을 시연해 드리고 학습시키면 본인의 고집이나 의심, 습관 없이 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학습하시고 개인 연습시간에 끊임없이 반복연습을 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분들이 많으셨고 잘못된 습관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풋살의 뼈대를 세워주는 기초 과정 자체가 너무 수월했습니다. 비록 남성분들처럼 공을 강하게 차지는 못하더라도 처음에는 날아오는 공이 무서워 피하거나 눈을 감으시던 분들이 몇 주 지나지 않아 정확한 자세와 디딤발로 임팩트를 공에 맞추는 모습을 지켜보며 지도자로서 진심으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또 한, 2주 차 훈련이 끝나고 3주 차부터는 노트 같은 것을 가져오셔 코칭해 준 동작을 정리해 놓은 것을 보여주시며 이렇게 이해하고 계속 연습을 하면 되냐고 물어보시는 열정적인 분들이 많으셔 코칭에 대한 순수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업 중 구장 밖 만담, 통제가 힘들었다.
풋살장 안에서의 코칭 자체의 행위는 정말 행복했고 보람을 느끼는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지도가 쉬웠던 만큼 정말 힘들었던 게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이 다 돼서도 풋살장 안에 들어오지 않고 구장 밖에서 쉼 없이 삼삼오오 모여 만담을 즐기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코칭 5주 차 정도 지나며 회원님들이 안면도 충분히 익고 친해지신 분들도 많이 셨기에 어느 정도 선은 이해를 했지만 풋살과는 전혀 상관없는 맛집이나 드라마, 일상 이야기를 하며 구장 안에서 조금의 틈만 보이면 집중하지 않고 만담을 나누시곤 했으며, 훈련을 이어가려 설명하기 위해 호각을 세게 불어도 그때 잠시 뿐 목청을 높여 집중을 유도하여도 그때뿐 흐트러진 집중도를 끌어올리는데 한참이 걸려 준비한 프로그램은 절반도 진행을 못하고 끝나는 상황이 더러 발생하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주 동안 틈틈이 훈련 커리큘럼을 전부 진행하기는커녕 절반도 진행을 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분명 25명이 정식 등록을 하였는데, 매주 토요일 실제 출석하는 인원은 10명에서 18명 남짓으로 반토막 정도 출석률을 기록하였습니다. 풋살에 진심인 남성동호 회분들과 다르게, 여성분들은 개인적인 주말 약속이나 일정이 생기면 풋살 보단 일정이 선순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미리 참석 사전투표를 하고 인원에 맞춰 커리큘럼을 매주 조정하여 코칭을 진행하였고 여성 수강생 여러분들의 템포에 맞춰 코칭을 진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성 수강생, 풋살보다 친목 분위기가 우선
몇 달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제가 가르치는 이 여성팀의 고유한 특성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성 수강생 분들에게 이 토요 풋살은 풋살실력을 프로처럼 키우거나 승부욕으로 대회를 나가 우승을 목표로 하는것이 아니라 풋살로 모여 구장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목 분위기가 훨씬 중요한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게 아직도 생각나는 부분은 그때 당시 일주일에 4번 , 한 달 수강료가 8만 원이었는데 이 적지 않은 수강료를 지불하고도 한 달 내내 개인 사정으로 결적을 하여도 환불요구나 보강수업을 요청하지 않고 다음 달 수강료를 또 그냥 지불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심지어 주말마다 너무 바빠 수업에 거의 나오지 못할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수강료는 매 달 지불합니다. 매번 송금하면 까먹으니 자동이체를 걸 수 없냐는 질문까지 받아봤습니다. 이들은 그저 풋살도 물론 관심이 있지만 주말 오후에 좋은 사람들과 같은 팀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안도감과 분위기 자체를 소중히 생각하며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개인 일정 때문에 훈련은 못 나와도 훈련 후 회식이 잡히면 회식자리는 개인일정이 끝나면 바로 참석하는 인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열정과 투지, 경쟁심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죽기 살기로 했던 풋살이 누군가에겐 하나의 행복한 커뮤니티의 수단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경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차근차근 쌓인 저는 전염이 되어 무리한 통제나 승부욕을 내리 놓고 팀원들과 혹은 수강생분들과 함께 하하 호호 유쾌한 수다를 조금씩 섞어가며 커뮤니티 의미에 풋살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풋살 이용자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겨울 풋살 후기, 40분 뛰어도 손발은 냉동고 쭈쭈바 (0) | 2026.08.12 |
|---|---|
| 풋살장 분실물의 법칙, 다 떨어진 풋살화만 찾아가는 사람들 (0) | 2026.08.11 |
| 풋살장 운영 현실, 고수/하수 구별법 (1) | 2026.08.10 |
| 풋살 동호회 8년, 골절 2번에도 계속하는 이유 (0) | 2026.08.09 |
| 풋살화 구매 전 내 발볼부터 확인하기 (0) | 2026.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