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경기가 잡혀있는 날이면 아침 출근길이 부담도 조금 있이지만 행복했습니다. 처음 풋살을 접했을 땐 풋살이라는 운동보다 사실 친구들과 경기 후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시며 수다 떨던 행복에 풋살을 즐겼고 지속적으로 사랑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은 러닝이나 등산 등 일정이 바쁜 사람들이 많아지며 일정을 맞출 필요 없는 운동들이 각광받고 있지만 저는 운동 후 함께 모여 수다 떠는 이 시간이 더 행복했던 건 아닌지 지금에서야 깨달습니다.

풋살 8년, 편의점 음료 한 캔에 맛 들림
풋살 극 초반 1년이 채 되지 않았을땐 생각해 보면 그저 땀 흘리며 공을 차는 운동자체가 좋아서 구장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풋살에 깊게 빠져들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시간의 격한 운동 후, 구장 근처 편의점 옆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원한 음료 캔을 마시며 별 영양가 없이 자유롭게 수다 떨던 소소한 행복 때문이었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경기 중에 마시는 음료와는 다른 천상의 맛으로 기억합니다. 편의점에 편하게 앉아 방금 전 경기에 대해 잘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 개선해야 되는 점들을 함께 의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드는 풋살에 완벽하게 맛이 들렸습니다. 이런 땀 냄새나는 추억들이 쌓이다 보니, 팀원들과 필드에서는 눈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풋살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뭉쳐졌지만, 이제는 풋살화를 신는 날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행복을 함께하는 동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같이 피서를 가고, 추운 겨울에는 캠핑장에 모여 풋살이야기를 하는 가족 같은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점 점 풋살을 사랑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팀이 늘어났고 지금 활동하는 팀이 세 군데로 늘어났습니다. 각 팀마다 적게는 9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가까운 인원들이 모여 친선경기도 하고 대회도 트레이드하여 나가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여러 팀에 몸담고 소통을 하니, 늦은 밤이나 주말 아침 갑작스럽 인원 펑크에 연락받는 경우도 많이 지지 만 이게 저에겐 스트레스가 아닌 또 다른 행복이 됐습니다. 저는 하루를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까를 항상 생각하며 지냈는데 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겐 큰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에게 풋살은 작은 공동체 문화 속에서 큰 의미를 주는 아주 고마운 운동입니다.
발목 골절/주상골 부상, 그만둘까 생각했다.
풋살을 하면 다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 기준이지만 저는 몸을 덜 풀다가 발목이 돌아가 오른쪽 발목 골절이 된 적도 있었고, 발목 골절 후 재활을 통해 그라운드에서 2달 남짓 뛴 후에 또다시 손목 주상골 골절로 수술까지 한 이력이 있습니다. 발목 골절로 인해 2개월 정도는 꼼짝도 못 하고 깁스를 하고 다녔고, 또다시 2개월 정도는 근육을 풀어주고 근육 내 활동범위를 넓히는 재활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 낳고 행복하게 '아~,나 다시 풋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 애석하게 재활경기 복귀 후 3경기 이후에 바로 주상골을 다쳐 나사를 박는 수술을 하였고, 이때 육체적인 고통보다 이제 정말 풋살을 그만둬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습니다. 동료들이 구장에서 풋살을 하며 웃고 떠드는 사진을 볼 때, 당장이라도 달려가하고 싶은 마음에 밤잠을 설친 날도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포기 대신 하나씩 다시 쌓아 올리자는 마음으로 천천히 재활하며 복귀를 하였지만 마음을 먹었다고 당장 코드에 나설 수는 없었습니다. 경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비어있는 구장 귀퉁이나 헬스장 혹은 공원 운동장에서 매일같이 천천히 조금씩 유튜브를 찾아가며 재활을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특히 이미 끊어진 발목 재활을 할 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너무 사용하지 않아 미세 감각이 사라졌고 이를 되살리기 위해 밸런스 패드 위에서 미세근육을 찢고 붙이는 연습을 하는데 엄청나게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시간을 버티며 다시 경기를 뛰었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가장 버겁고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은 스프린트를 하고 있는데 정작 몸은 따라와 주지 않아 지속적으로 턴오버를 발생시켜 상대팀에게 역습을 허용한 날이었습니다. 이 가장 버거운 날 집에서 밴드를 들고 발목을 강화하는 훈련을 악착같이 매달렸습니다.
복귀 첫 경기, 교체 당하고 행복했음
복귀 첫 날, 풋살화를 평소보다 단단히 매고 설레는 마음으로 구장을 밟았습니다. 잔디를 밟는 그 순간의 짜릿함은 진짜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하지만 경기 5분 후 현실은 기대와 역시 너무 많이 달랐습니다. 4개월을 쉬어버린 몸은 아무리 재활을 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을 따라가진 못했습니다. 체력은 금방 바닥이나 목 끝까지 숨이 차올랐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순간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거뜬히 소화하고 남았을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고 헉헉대다 결국 팀원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 씁쓸하게 교체를 당했습니다. 티키타카를 통한 멋진 골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짠 시나리오와는 정 반대로 가쁜 숨을 내 몰아쉬는 제 모습이 사실 살짝 애처로웠습니다. 복귀전이 끝난 후 저는 교체당하고 경기를 더 이상 뛰지 못했지만 팀원들의 격려와 일상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옛날에 풋살을 처음 시작했던 그 냄새가 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냄새 나는 풋살이란 운동을 저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제 일상에 활력이 되고 어느 때는 설레는 이런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몸관리를 하여 풋살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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