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톡방에 풋살 용병 수요가 축구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꾸준히 올라오던 일요일 새벽 축구 친선경기팀을 찾는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본 사람들은 미친 듯이 축구의 열광했고, 시간불문, 나이불문 누구나 일요일 새벽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운동장에 삼삼오오 자연스레 모여 즐기던 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풋살 후기, 8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넘어온 이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는 8년 전부터 축구가 아닌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이자 풋살장을 운영하는 주인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는데 왜 풋살을 하기 시작했을까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보면 단순히 축구는 경기를 하기가 부담스러워졌고, 풋살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제 행동을 변화하게 만든 이유 같습니다. 축구는 최소 상대팀 및 교체선수를 포함하여 24명이 필요합니다. 혹시나 상대팀에서 업사이드 부심을 요청할 경우에는 각 팀의 휴식하는 1명의 예비선수가 자연스레 업사이드 깃발을 드는 부심이 됩니다. 축구는 넓은 구장을 폭발적인 힘으로 스프린트 해야 하기 때문에 1 쿼터가 끝나면 거의 1/3 정도는 2 쿼터를 쉬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깃발을 들고 싶어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혹여나 내가 실수하여 업사이드 깃발을 잘못 드는 순간이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시간보다 훨씬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풋살은 주심, 부심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최소 10명이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자연스레 사람들이 '미니축구'라고 불리는 풋살을 더 많이 더 자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바삐 개인적 시간을 중요시하는 시대인 지금은 24명의 시간을 한 공간에 모아 단체운동하기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인원을 모집하는 데 있어 부담이 덜하고, 축구의 비해 적은 인원이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용병을 찾는 경기의 공급이 자연스레 증가하며 혼자 있어도 풋살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해졌습니다. 그만큼 스포츠의 접근성이 축구보다 좋기 때문이 아닐까요?
풋살, 축구 용병도 감사하다는 말 듣는 시대
주 종목이 자연스럽게 풋살이 된 저는 5vs5 , 6vs6 규모가 운동하기에 딱 적당한 인원인 것 같습니다. 제가 풋살을 하며 가장 체감하고 있는 것 중 풋살이 장점이자 강점은 축구에 비해 인원모집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축구를 할 당시 축구팀의 임원진으로 우리 팀 일정은 일정대로 동료들을 어르고 달래서 맞춰놓으면 상대팀을 또 찾아야 되고 원하는 시간이 맞지 않거나 장소가 멀거나, 갑자기 기상이 변화하는 둥에 이슈가 있으면 정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경기 일자를 올려도 투표도 잘하지 않고 이팀은 모두가 행복하자고 모여서 운동하는 톡방인데 참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금은 축구를 잘 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축구가 보수적인 환경이었고 우리 팀이 필요해서 부른 용병인데도 불구하고 기존 팀원들의 텃세에 밀려 경기는 실상 뛰지도 못하고 벤치에만 있거나 수비수처럼 체력 소모가 크고 남들이 기피하는 포지션만 억지로 뛰다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축구판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요 근래 용병요청이 와서 오랜만에 축구를 해볼까? 란 생각에 용병으로 참여를 했는데 진짜 팀원 전체가 인사를 먼저 해주시며 크게 환영해 주시고 포지션도 선택 우선권을 주며 실력을 크게 상관하지 않고 즐기려는 유연한 문화로 변해있었습니다. 제 생각엔 어쨌든 축구와 풋살은 병행하여 할 수밖에 없는 비슷한 운동으로 풋살을 많이 접하는 축구인들이 인식의 변화가 생겨 풋살처럼 축구 또한 편한 게 생각하며 즐기자는 문화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유니폼 맞출 때 차이, 축구 3개월 vs 풋살 1개월
팀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단체 유니폼을 맞추는 과정이 풋살과 축구가 극명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11인제 축구는 보통 팀원이 최소 15명 ~ 보통 23명이 되어야 유지가 되는데 이 인원의 취향을 하나씩 모두 반영하다 보면 단톡방에서 3주 내내 조율 없는 끝없는 토론이 이어집니다. 중요한 건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업체를 선정할 것인지 , 가격은 가성비로 갈 것 인지 조금 고급스럽게 갈 것인지 , 디자인은 어떻게 하며 색상은 무슨 색으로 진행을 할 건지 등 한 명이 대표로 끌고 정리하여 앞으로 끌고 나가지 못하면 정말 유니폼을 맞추기란 하늘에 별 따기 일 겁니다. 심지어 업체와 디자인이 완료되면 꼭 팀 내 2명 정도는 자신들에 의견을 반영해주지 않았다는 서운함에 유니폼을 맞추지 않겠다며 훼방을 놓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첫 기획부터 공장에서 유니폼이 나와 완성되어 배송되기까지 한 계절인 3개월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소모 됐습니다. 이에 반해 소수 정예를 모아둔 것 같은 풋살 유니폼 제작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인원이 적어 단합이 잘 되는 부분도 작용을 하겠지만 보통은 풋살팀 주장이나 총무가 업체 3곳의 견적을 보고 디자인을 미리 정해 팀원들에게 공지하는 방식을 취하며 불필요한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는 방식으로 유니폼 제작 기간이 축구 때의 절반 수준인 한 달 반으로 확 줄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왜 축구는 유니폼에 정말 진심인 사람들만 모여있으며, 왜 풋살은 유니폼을 제작하는데 쿨한 사람만 있을까요? 갑자기 글을 쓰며 궁금했지만 정답은 유대감 형성 부분이 큰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축구는 11 인제라고 해도 전부 가족 같은 분위기에 노장 형님들이 먹을 것을 싸들고 잔치집처럼 판을 깔아놓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풋살은 딱 운동만 하고 헤어지는 현대식 스포츠 문화가 반영되었기 때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